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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봉우리를 넘다
봉우리 일곱 개를 넘어야 끝이다.
할당량이다.
두 번째 봉우리를 드디어 넘다니
어제저녁 힘겨웠던 순간이 생각난다.
내가 왜 일곱 봉우리를 넘겠다 했을까
그냥 하산할까
이번만 쉬어볼까
그러나
웬 걸
아침이 되니
어제저녁과는 사뭇 다르게
이미 열일을 하고 있다.
정상을 오르기 위해
첫 번째 봉우리를 넘고 나니
두 번째는 더 쉽구나.
결국
숨을 몰아쉬면서
정상만 바라보고 오르고 있었다.
정상 가까이에 갈 때는
훨씬 더 편하고
자유함마저 느꼈다.
그렇게
또 두 번째 봉우리는 오르고 말았다.
이제
또 슬슬 하산하자
다음 봉우리를 쳐다보면서
이번엔 즐기면서 등산을 할까
고지가 바로 저긴데
: 이은상 님의 시조가 생각난다.
고난의 운명을 지고
역사의 능선을 타고
이 밤도 허위적거리며
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
넘어지고 깨어지고라도
한 조각 심장만 남거들랑
부둥켜 안고
가야만 하는 겨레가 있다.
새는 날
피 속에 웃는 모습
다시 한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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