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시 가고 싶은 곳

진이네 떡집이 그리워... 영천 떡골목 이야기 1

반응형

진이네 떡집에 가고 싶다.

-영천시장 입구 떡 골목 가운데에 진이네 떡집이 있었다.

떡골목의 터줏대감 진이 엄마

“어떤 거 드릴까요? 천 원입니다.”

“떡집에서 세를 살다가 이렇게 됐어요.”

떡집 경력 40년 된 주인마님 진이 엄마다..

떡집 일을 도와주다가 떡을 하게 되었단다.

지금은 기계로 많이 하는데 예전에는 다 손으로 했다.

잠은 두어 시간 자고 일하고, 옷 입은 채로 잠깐 자고 일하고... 젊은 날에 일을 참 많이 했다.

떡집의 하루는

일을 하다 보면 돈 쓰고 남들 볼 여력이 없었다.

일하기 바빠서, 남은 뭘 하는지, 어디를 가는지, 뭘 사는지, 그런 거는 관심을 가질 겨를이 없었다.

떡 만들 준비하려면

쑥 삶아야지, 쌀 씻어야지, 고물 준비해야지.

500원이 남든, 1000원이 남든 그날그날 주어진 일이니까 그냥 열심히 했다.

만들지 못해서 못 팔지, 만드는 족족 다 팔렸다.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어야 되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떡 나오길 기다리는 분들도 갖고 가야 하는 시간이 있으니까. 친정에도 못 가고, 애들 소풍 갈 때, 운동회 할 때에도 학교에 한번 못 가봤다.

애들은 우리 엄마 아빠가 노력해서 자기네들 그냥 부족한 거 없이 키워줬다고 반항 한번 하지 않고 착하게 커줬다. 4남매를 뒀는데, 다들 결혼해서 손주가 7명이나 있는 할머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할 때, 그때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덕분에 세 들어 살지 않고, 남한테 빌리지 않고, 쓰고 싶은 거 쓰면서 사니 행복하다고 소박한 미소로 웃으신다.

단골손님은

"내가 안성에서 여기까지 1주일에 한 번씩 와서 가져가는데요.

우리 진이 엄마 젊었을 때는 얼마나 예뻤는지 몰라요. 달덩이였어요.

그 고운 얼굴이 이제 늙어 주름이 생겼어도 곱잖아요."

그 40년의 떡집 세월을 아시는 안성 할머니.

그분도 늙었고 진이네 떡집 사장님 곱게 늙어서 주름을 훈장 삼아 너그럽게 말씀하시던 그날 오후가

무척 그립다.

그날은 2019년 5월 봄이었다.
이집저집 새벽마다 떡을 찌는 김이 안갯속 마을같이 신기했던 떡 골목!
정말 친절하고 눈이 예쁜 진이네 사장님.
벌써 2년 전이 되었다.
지금은 재건축하려고 다 이주하고 아무도 없는 공간이 되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