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교식당
깔끔하고 분위기 있는 밥집이 아니다.
순댓국과 어울리는 막걸리나 소주가 딱인 분위기.
그저
맛으로
정으로
단골손님으로 승부하는 맛집
영천시장 석교식당
온 벽은 손님들이 써놓고 간 사인들로 가득 차 있다.
새로 벽지를 바르기는 힘들어 보인다.
냉장고 측면까지.. 모든 공간은 사인을 위해 존재하는 듯.
자세히 보면
전직 대통령
전직 장관
연예인들...
이른 저녁시간인데
벌써 자리가 없다.
테이블은 4인석 15개가 넘어 보인다
안쪽에 겨우 자리를 잡고
순댓국 하나 주세요
시켜놓고 15분쯤 기다리니 순댓국이 나왔다.
안산 자락길을 걷고 내려오거나
떡이나 꽈배기가 생각나거나
독립문공원을 한 바퀴 돌고 오거나
서울역 쪽에서 살살 걸어오거나
출출해지면 생각나는 순댓국집이다.
배추김치, 깍두기, 알타리김치, 고추절임, 시금치나물, 양파 고추 된장
예전과 변함이 없다.
끓는 뚝배기에 들깨가루와 부추가 올려져 나왔다.
새우젓을 두어 숟가락 넣고 국물을 한 숟갈 떠먹었다
그래 이맛이지!
순대를 건져먹고
오소리감투를 먹고
수육도 있네.
웬 고기가 이렇게 많지?
내가 분명 특자를 시킨 게 아닌데,,,
집 앞 순댓국집 고기보다 2배는 많은 거 같다.
와~ 그릇 크기는 같은데 내용이 전혀 달랐다.
옆좌석에 30대 후반쯤
젊은 4명의 남자들이 순대와 소주를 마시고 있다.
부모님이 전화해서...
이판국에 백신을 맞아야 되냐고 그러시네
당연히 맞아야죠
활동량 많고 싸다니는 20대들도 먼저 맞으면 좋겠어
별다방 쿠폰 하나씩 주고 맞으라면 다 맞을 거야
한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밥은 찰기가 돌고
씹히는 맛도 좋다
고기를 다 먹고
밥과 반찬도 깨끗하게 먹고
흐뭇하게 배를 만지면서 일어서니
"여기로 오세요"
자리 나길 기다리는 손님에게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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