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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시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정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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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이다.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다 어버이시지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고 어머니에 대한 기억만 수두룩하니

어버이날은 어머니날인 거 같다.

 

나의 어머니!!!

3년 전에 저 세상으로 가셨다.

86년을 사시다가 먼 길로 떠나셨다.

그길은 영원히 다시 오지 못하는 길이 되었다.

 

어머니는

오늘도 마르지 않은 영원한 사랑의 샘이요,

생각만 해도 

얼어붙은 가슴을 단숨에 녹여버리는

따뜻한 온돌방이었다.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기에

시인은 어머니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엄마 없는 시간들을 보내면서

울고
자라고
또 울고

성장하고

다시 또 울고

성숙해서 

저리도 멋진시를 만들어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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