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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잎이 지고
떨어지는 것은 아쉽다.
허전하고
허무하다.
그런데 신기한 게
꽃이 떨어지지 않고 열매를 열 수는 없었다.
수없이 꽃이 지고
셀 수 없이 잎이 지고
그 모습을 해마다 지켜보면
분명 순리이다.
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이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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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는 것은
슬프다.
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었을 때
이 꽃이 곧 떨어질 거라 예상될 때
그때는 더욱 슬프다.
새싹의 때, 꽃의 때, 열매의 때
낙엽의 때가
있듯이 꽃이 지는 때가 있다.
꽃이 지지 않고 열매를 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
낙엽이 떨어져야
새봄이 되어 새싹이 돋아날 것이다.
꽃이 떨어지는 아픔이 있었기에
열매 맺는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이별의 아픔을 통한 성숙
그 자연의 순리요
삶의 이치를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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