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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쉴 새 없이 내린다.
오전 내 내리더니
오후 6시가 지난 시간인데도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이럴 땐 장우산이 적당하다.
홍제천으로 걸어갔다.
비가 내리는 하천은 고요하다.
사람이 없는 곳이 명소라더니
오늘은 이곳도 명소가 되었다.
빈 의자와
빈 운동기구들
아무도 봐주는 이 없어서
매화꽃, 철쭉꽃, 벚꽃이 모두 내 차지가 되었다.
하늘은 뿌연한데
바람소리는 윙윙거리고
하천의 물은 더 세차게 흐르고
바닥의
빗방울 소리도 톡톡 튀어 오른다..
온 천하에
인간이란
나만이 존재하는 듯
호젓하고 외로웁고 신비하다.
저만치 우산 하나가
다가온다.
몽환의 나를 깨우고 지나간다.
오늘처럼 비가 촉촉이 내리면
장우산을 쓰고
홍제천으로 가자
거기서 태초의 나를
또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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