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멋진시

정지용이 살아있다. 세종문화회관 앞에

반응형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는 공사 중으로 가림막이 쳐있다.

 

세종문화회관 옆 대로변에 정지용이 앉아있다.

날마다 정지용과 만난다. 

누군가 마스크를 씌워놓고 가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지나가기도 한다. 

정지용은 내 주변에 그렇게 가까이에 살고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꼼짝도 하지않고 책에 몰두해있다.

 

정지용의 시를 처음 접했을 때!!

어쩜 그리 애절하게 자식을 잃은 슬픔을 노래했는지.... 

나도 같이 가슴을 저렸다.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소박하고 아련한 고향을

눈으로 그리듯 귀로 듣는 듯

모든 감각을 다 끄집어내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향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傳說)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향수 향수라는 말은 참 향수스럽게 생겼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라. 

이 향수는 또 이동원과 박인수가 함께 불러서 유명하게 되었다.

대중가요 가수와 성악가가 함께 불러 다채로운 맛을 더했다.  

당시에는 무리가 되어 박인수님이 고초를 겪었다고 한다. 

반응형

'멋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화 이호우  (0) 2021.03.31
나룻배와 행인 한용운/ 나는 나룻배  (0) 2021.03.23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신석정  (0) 2021.03.18
청포도 이육사  (0) 2021.03.17
김춘수 꽃/ 나는 어떤 꽃  (0) 2021.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