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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시

진달래꽃 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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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얼마나 한국적인 이름인지 모른다.
물론 김씨 가문에 드문 이름이지만,  그의 시상에서 고유한 느낌을 잘 드러내기에 소월의 이름마저 한국적으로 다가온다.

오히려 본명 정식이 어색하고
'그랬어?'하는 느낌이다.

진달래꽃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울긴 왜 울어
절대 안 울지....
 
고려가요 가시리에 이어지는
이별의 정한을 노래했다.
 
3음보, 7.5조, 민요풍이다.
산화공덕(散花功德)이라는
전통적 여성상에 의한
애절한 사랑과 이별의 슬픔, 한이 표현됐다.
 
가시리에서 처럼
'가시렵니까 가시렵니까 가시는 듯 돌아오십시오'라고
말하지 않고
그보다 더한 애절한 감정을 승화시켜,
 
자신이 싫어서 님이 떠난다면,
임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절대로 눈물을 보이지 않고
정성을 담아 꽃까지 뿌리며 보내겠다는
 
이별의 아픔과 슬픔이 아무리 커도 참고 떠나보내겠다는
반어적 표현이며
희생적 사랑의 표현이다.

진달래꽃 사랑을 최근에는 거의 보지 못했다. 다행이다.
우리네 조상들은 여인의 덕목으로 참고 기다리라고 혹은 체념하라고 했다.
 
많은 역사의 기록에서
옛이야기에 나오는 한 맺힌 여인의 모습에서
이제는 고인이 된 어머니 세대에서 봐왔던
서러운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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