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시
촉촉한비/이수복 봄비
그리인
2021. 1. 2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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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me
비가 내린다
촉촉이 땅을 적신다.
땅은 내리는 비를
한톨도 남김없이 빨아들인다.
이제 메마른 가슴을 펴고
보드라운 촉촉한 쿠키빛 되어
부드러운 봄빛을 품어낼 차례다.
비가 내린다. 촉촉하게 내린다.
우산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옷이 축축해졌다.
근처 가게에서 동그란 무늬가 연속된 어지러운 우산을 샀다.
늘 단색의 네이비 카키 정도의 우산을 썼는데
오늘은 밝고 환한 걸로 골랐다.
축축하던 기분이 잠시나마 환해졌다
~~~~
봄비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그러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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