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시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신석정

그리인 2021. 3. 1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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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향에 대한 동경과 소망을 노래한 시이다.

브르노 가는 길에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지대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새끼 마음 놓고 뛰어 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 뜯고

길 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셔요

그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내리면

꿩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까마귀 높이 날아 산국화 더욱 곱고

노란 은행잎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그 새빨간 능금을 또옥똑 따지 않으렵니까?

어느 곳에서 찍었던가?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저리고 한없이 서글퍼진다.

그 어머니가 이 땅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마음의 고향으로 어머니를 부르면서

꿈꾸고 바라는 이상향을

자신의 속내를 보여주고 있는 화자이다.

 

이제 나이를 먹어 

나도 그 어머니가 되었지만

내게도 어머니가 필요하다. 

 

언제나 변함없이

감싸주고 

조용히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대자연을

어머니로 삼고

내 소원을 말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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